[공동체회복]얘들아, 나가 놀자!

공공소통연구소
2022-05-03


<나가 놀기(Playing Out)>캠페인은 영국과 많은 나라에서 변화를 만들어낸 풀뿌리 운동
아이들이 노는 것 만으로 지역사회 주민의 사회적 연결, 소속감, 정신적 웰빙을 향상 시킨다

fe86af3948b92.png1000 Play Streets © playaustralia.org.au아이들이 나가 놀기 힘든 세상이다. 코로나 방역 이슈 이전에도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거리를 자동차들이 채우고 도시의 익명성이 증가하면서 동네 거주민이 이웃이라기보다 주변인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아이들끼리 바깥에서 노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 또 어린 시절부터 과중해진 학업 스케줄로 놀 시간이 부족해지고, 그나마도 온라인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소비하는 등 여러 이유들이 복합된 결과이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내던지고 어스름 녘까지 동네를 쏘다니며 딱히 정해지지 않은 것들을 하면서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추억은 국민학교를 다녔던 사람만 갖고 있게 된 것 같다.
이런 아이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부모들 가운데 2009년 영국 브리스톨에 사는 에이미와 앨리스는 아이들이 밖에서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도록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 이웃들과 함께 거리 교통을 통제하고 놀 수 있도록 하는 ‘놀 수 있는 거리(Play Street)' 활동을 시작했다. 결과는 어린이는 물론 모든 연령대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첫 번째 시간, 이웃들이 차를 살피며 담소를 나누는 동안 30여 명의 다양한 나이의 아이들이 마치 매일 그랬던 듯 자연스럽게 함께 놀았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숫자에 놀라고, 이웃들은 서로를 알게 되었다. '우리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이 생겼고, 모두가 이 단순한 아이디어의 효과에 놀랐다. 브리스톨 시의회는 매주 거리 커뮤니티를 운영하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했으며 다른 시의회도 관심을 보였다. 이제 <나가 놀기(Playing Out)>캠페인은 영국은 물론 많은 나라에서 변화를 만들어낸 풀뿌리 운동이 되었다.


850a6371e3f9f.pngPlaying Out © playingout.net

캠페인의 목표는 예전처럼 집 근처에서 아이들이 일상적인 활동(그냥 놀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더 안전한 거리와 더 연결된 커뮤니티를 의미한다. 아이들이 더 이상 집 주변 공간에서 놀지 않게 됨으로써 지역사회의 연결이 사라졌다. 단순히 집 앞에 나와 공을 차는 자유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리와 사유지가 여전히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부모 세대보다 놀 수 있는 자유가 훨씬 줄었다. 세상은 바뀌었지만 친구들과 집 근처 밖에서 놀고 싶은 아이들의 욕구는 여전히 강하다. 이러한 자유의 감소는 아이들과 그 가족, 그리고 지역 공동체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상 공간은 바로 현관문 밖에 있다. 2007년 영국의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71%가 매일 거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면 어린이들은 21%만 밖에서 노는 것으로 나타났다.


berlin-full-street-e1568037023162-1024x576.jpgPlaying Out © playingout.net <나가 놀기> 캠페인의 전국적인 언론 보도 이후 자기 동네에서도 '놀 수 있는 거리' 활동을 할 수 있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이에 2011년 브리스톨 시의회는 '임시 플레이 스트릿 명령(Temporary Play Street Order)' 시범 사업을 시작하여 주민들이 일주일에 최대 3시간 동안 거리를 개방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보건부(Department for Health)까지 나서 3년(2013-16)에 걸쳐 '놀 수 있는 거리' 를 지원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했으며 2018년 6월까지 660개 이상의 거리가 정기적으로 67개 지방 당국 지역에 퍼져 수만 명의 어린이와 성인이 혜택을 받았다.


아이들의 놀 권리는 증진하는 비정부 기구 국제 놀이 협회(IPA)의 호주 지부인 플레이 오스트레일리아도 2021년부터 <천 개의 놀이 거리(1000 Play Streets)>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호주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성인의 73%가 어렸을 때 거리에서 놀았다고 답한 반면, 요즘 밖에서 논다는 아이들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어린이 4명 중 1명(2-17세)과 성인 3명 중 2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신체적 건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또한, 연결이 끊어진 지역 사회에서 3명 중 1명은 소통하는 이웃이 없고 2명 중 1명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이웃이 없어 정신적 웰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도시 중심 현대사회의 큰 문제라는 깨달음 때문이다. 과거 아이들이 주택가에서 규칙적으로 뛰어노는 것을 인식하여 놀이 거리 캠페인을 주도함으로써 이러한 흐름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1000-Play-Streets-FB-quote.png1000 Play Streets © playaustralia.org.au이 캠페인 역시 단순히 모든 연령대의 이웃이 함께 2-3시간 지속되는 조용한 놀이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다. 주민들은 지역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거리의 안전한 폐쇄를 포함하여 합의된 특정 날짜와 시간에 만난다. 중요한 것은 <천 개의 놀이 거리> 캠페인은 대규모 커뮤니티 이벤트가 아니라, 주민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규모의 이웃의 연결을 위한 작은 모임이다. 호주 전역의 조용한 주거 거리를 이웃들이 연결하고 놀 수 있는 장소로 재건하여 궁극적으로 개인과 지역 사회의 건강과 웰빙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어린이, 가족, 이웃, 보행자, 자전거 타는 사람 및 자동차 운전자가 조용한 주거 거리에서 동등한 우선순위를 부여 받아 안전한 방식으로 커뮤니티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캠페인은 2025년까지 호주에서 1000개의 놀이를 위한 거리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거리를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위해 조용한 주거 거리를 여는 것임을 강조한다. 따라서 참여하지 않기로 선택한 주민들과 일반 도로 사용자에게 최소한의 방해가 되도록 주의한다.


어린이는 건강한 발달을 위해 매일 밖에서 놀아야 한다. 놀이를 위해 매일 지역의 야외 공간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거리에서 노는 것은 지역 사회의 결속력을 높이고 공유 공간과 공유 소유권을 제공하여 모든 연령대의 이웃을 하나로 만든다. 이는 집단적 책임 의식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이웃의 안전을 강화한다. 동네에서 아이들이 논다는 것이 단지 노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주민의 사회적 연결, 소속감 및 정신적 웰빙을 향상 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아이들이 사라진 놀이터를 보고 깨닫는다. 흔히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사실은 마을이 제대로 유지되기 위해서 노는 아이들이 필요한 것이었다.





Written by Joobum Park, Ph.D. _ CAMPAIGN STORYTELLER | GLOBAL NEWS EDITOR, 2021. ©공공소통연구소

* 본 캠페인 사례 칼럼 게시물의 "텍스트 콘텐츠" 저작권은 공공소통연구소에 있음.